음악이 주는 여흥을 담는 찻잔

<기다린 만큼, 더> 기다릴 수 있을까?

세계4대진미_돼지국밥 2021. 7. 24. 03:20

원곡 검정치마. 아래 영상에서는 카더가든이 노래하고 있다. '카더가든'이라는 아티스트로서의 이름은 그의 본명인 '차정원'에서 따왔다고 한다. 의미의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두 단어의 결합인데, 영어로 표현한 두 단어의 결합은 어감이 참 묘하게 좋다. 입에 착 감기는 담백함이 있다. 그의 노래처럼.

검정치마의 목소리로 들을 때는 가사가 전혀 안 들렸는데, 카더가든의 목소리는 귀에 착 감긴다. 유튜브 뮤직이 추천해줘서 처음 듣게 된 몇 안 되는, 내 취향에 맞는 노래다.

https://youtu.be/w3qQYhQsGtU

상대가 알아주는지 여부에 관계 없이 이어나가는 기다림. 그 기다림의 끝에 마주하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기다림이 끝났다는 사실 말고 아무것도 없다. 기다림의 기억만이 남아있다. 그다지 떠올리기 유쾌한 기억은 아니겠지. 그 기다림의 기억도 언젠간 지워지겠지.

 

지금 내가 그런 기다림을 하고 있다. 도대체 이 놈의 잠은 언제 찾아올까. 잠을 계속 기다리고 있다. 솔직히 잠을 기다린 만큼 더 기다린다면 꼭두새벽을 알리는 새 지저귐을 들어야 할 것이다. 왠지 난 지금 이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 즉 기다림의 끝이 될 것 같다. 꼭 기다림의 끝이 되길 바란다. 나는 잠이 부족한 채로 하루를 시작해 무언가를 망쳐버리면, 그 전날 밤이 떠오르곤 한다. 오늘 밤을 기억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기록을 하면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기록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그리고 피곤한 기색을 역력히 내보이며 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 일을 망쳐버릴 수는 없으니까.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사실 난 지금 기다린 만큼 더, 기다릴 수 있지만
왠지 난 지금, 이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일 것 같아

 

다행히 이제 잠이 오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