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여유 한 술 뜨는 숟가락
With Corona
세계4대진미_돼지국밥
2021. 11. 4. 00:15
코로나 팬데믹으로 잃어버렸던 일상 회복하기가 시작된 요즘, 그 흐름에 맞춰 대학에서도 몇몇 강의가 대면 수업으로 전환되었다. 그리고 오늘, 나는 대면 강의를 들으러 학교로 갔다. 지금까지 실험이나 실습, 시험 말고는 학교에 의무적으로 올 필요가 없었던 터라, 강의실에 앉아 교수님의 강의를 아날로그 음성 그대로 듣고 있는 그 시간이 왠지 새로웠다.
생각해보니 2년 전 겨울 계절학기 이후로 21개월 만에 듣는 대면 강의다. 왠지 모를 익숙한 긴장감. 그것은 시험지 뒷면을 바라볼 때의 감정과는 달랐다. 이제는 수업 내용을 놓쳐선 안 된다는 부담 때문에 그랬던 건 아니다. 오늘 강의해주신 교수님은 녹화 강의 영상도 올려주시니 말이다. 확실히 강의실이라는 공간에는 힘이 있다. 내 앞에 서 계신 분은 교수님이고, 나는 그분의 가르침을 받는 학생이라는 생각을 강화해준다. 사이버대학을 다니는 듯했던 그동안 잊고 지냈던 감각이다.
그렇게 한 번 수업을 듣고, 앞으로도 수업 시간표에 맞춰서 익숙하게 이곳을 찾을 거라고 생각하니, 컴퓨터공학관이라는 장소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시험 기간 아니면 올 일 없던 그 건물은 주기적인 시험장일 뿐이었지만, 이제는 내게 상시적인 배움터가 될 것이다. 정든 건물은 저 멀리 있지만, 이 건물에도 똑같이 정 붙이고 다닌다면, 나름대로 괜찮은 대학 생활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