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너머에 가려진 것
오늘자 뉴스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접했다. 코로나19가 아이들의 언어 발달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 팬데믹 이후로 ‘발달 지연 아동 보험금’이 3배 가까이 늘었다는 것. 주된 이유는 마스크 착용 때문이다. 아동이 언어 표현 및 의사소통을 학습하는 시기에, 상대방의 입 모양을 보지 못한 채 주고 받는 대화가 소통의 능률과 학습 효과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눈 표정만 주고 받으며 하는 대화는 정보를 앗아간다. 성인은 마스크 없이 대화하며, 상대방의 표정을 인식하고 처리하는 감각을 기를 수 있었다. 따라서 마스크 너머 상대의 표정을 유추하며 ‘있다 없어진 정보를 담는 공간’을 직접 채워볼 수 있다. 반면 아동은 표정에 관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다루는 감각마저 빼앗기고 있다. 마스크를 낀 채 하는 대화가 주된 의사소통 학습 경험이 된다. 때문에 마스크가 가리고 있는 표정을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는, 혹은 그 방법을 모르는 소통 습관이 자리잡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교육의 관점에서 아주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문제는 그 심각성에 비해 너무 눈에 안 띈다는 점에서도 문제다. 코로나 이후 ‘급감한 소아과 감기 질환 아동 내원 횟수’가 “마스크 착용이 아동의 호흡기 질환을 예방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 문제는 ‘부모가 아동의 발달이 더디다는 것을 실감해서 병원에 데려가고 난 뒤에야’ 부각될 수 있었다. 부모가 아동의 발달 수준을 인지하는 것이 애플 워치가 착용자의 건강 정보를 수집하는 것만큼 신속정확할 수 있다면 모를까, 발견까지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다.
이 문제는 심지어는 우리 사회가 여태껏 직면해 본 적이 없는 유형이기도 하다. 코로나 이전에 마스크가 사회 문제, 특히 교육 분야에서 말썽을 일으킨 적이 있었던가? 아이들이 마스크 너머의 표정을 유추하지 못하는 것처럼, 유추할 생각의 여지조차 줄어드는 것처럼, 이런 새로운 문제들도 우리에게는 마스크 너머 가려진 곳에 있는 것이 아닐까. 오늘 기사로 접한 아동의 발달 및 교육 문제 말고도, 다른 예상 못한 문제들이 예전부터 줄곧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있을 것이다.
어린 왕자는 말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을 항상 염두에 두고 발견하려는 감각이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한 기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