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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가야 할 길

삶은 고해라는 것을 깨달을 때, 자유를 얻을 수 있다!『아직도 가야 할 길』은 심리 치료 현장에서 만나 성공적으로 혹은 실패로 끝난 환자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건강한 삶을 향한 진화 과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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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는 게 어때요?
"요즘 행복할 때가 많아요."
"가끔 우울할 때가 있긴 해요."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나요?
"저는 행복하기 위해 삽니다."
'나는 왜 살지?'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행복을 쫓아가는 삶을 당당히 원하는 이는 많다.
우울에서 벗어난 삶을 당당히 원하는 이는 적다.
더 많은 +를 바라는 마음에 비해,
더 적은 -를 바라는 마음은,
왠지 초라하다.

행복감은 우울감에게 위로 담긴 조언을 건넨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좋은 일들이 이렇게도 많은 걸!"
우울감은 딴 세상을 사는 듯 보이는 행복감이 부러울 뿐이다.

이 책, 이 장의 메시지도
어쩌면
행복감이 우울감에게 던지는 위로일 뿐인지도 모른다.

"우울은 성장하는 과정에 나타나는 증상일 뿐이야"
"우울은 옛 자아와 그것을 향한 그리움을 이제는 놓아줘야 한다는 신호야"
"우울은 새 것을 받아들여서 변화하고 나아질 준비를 하게 되는 계기야"

참 좋은 이야기다.
참 행복한 전망이다.
동시에
참으로 맞는 사실이다.
참으로 필요한 말이다.

자신을 보호해주던 껍질을 벗고 나온 새싹에도,
다 식어버린 차가 비워진 채 남은 찻잔에도,
언젠가 포기했던 것들을 맞는 어느 순간에도,
우울은 어김없이 커튼을 늘어뜨린다.

커튼을 걷어내고 싶어서 찾아간 마음 치료사는 말한다.
꼭 커튼을 걷어 내야만 하는 게 아니라,
꼭 커튼이 쳐져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게 있다고.

디즈니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기쁨이의 첫인상은 참 잘났다.
슬픔이의 첫인상은 참 못났다.

그 영화의 마지막 인상은 이렇다.
우울은 그 자체로 최악인 것이 아니라,
우울을 외면하고 부정하는 태도가 최악을 낳는다.

나는 초라하고 못난 우울이 왠지 마음이 든다.
내가 건강하다는 표시, 내게 이로운 정신 작용인 것도 맞지만
우울 또한 내 것이니까.

언젠가 옛 것이 될 테니까.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 있을 때 잘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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