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에 가장 위험한 것이 라면 먹고 싶다는 생각이라면, 새벽 4시에 가장 위험한 것은 잠 자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와중에 이 노래가 떠오르는 것이다.
새벽 4시, 잠들 지 않 아
청개구리 기질을 갖고 있는 나라도, 이렇게 넌지시 내뱉는 주문은 칼같이 귀에 박혀 거부할 수 없게 된다.
Take it easy
그러나 이 문장의 주문을 따르는 것은 전혀 쉽지 않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오늘이었던 과거를 향한 회한, 불과 몇 시간만 지나면 새로운 오늘이 될 미래를 향한 불안, 그런 상념이 두개골을 뚫고 머릿속에다 주삿바늘을 찌르고는 사정없이 주입되기 때문이다. 이 문장에 담긴 속뜻은 'Taking "Take it easy" isn't easy.'가 아닐까? 밤잠 들지 못하는 설움이 베어 있는 애처로운 절규처럼 들리는 가사다.
창문 밖은 벌써 따뜻한데
이 가사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시간대가 오면 사실상 새로운 오늘 하루는 안녕이다. 다행히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이제 막 창문 밖으로부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새로운 오늘날은 2차 수강신청을 해야 한다. 1차 수강신청 전날에는 잠을 거의 못 잤다. 중요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자신이 없는 전날이면 늘... 잠을 못 이룬다. 긴장이 되는 경우도 있었고, 심장이 빨리 뛰는 경우도 더러 있었지만, 몸은 피곤한데 정신은 각성이 되는 그런 상태가 built-in이다 . 망상활성계인지 먼지 머릿속 스위치 하나가 고장이 나서 신경회로가 꺼지지 않는 그런 상태.
내가 졸업하고 싶을 때 졸업하려면 저번에 줍지 못한 과목 4개 중 2개는 오늘 주워야 한다.

누군가가 버리는 분반을 줍는다는 만에 하나의 가능성을 바라며, 시종일관 이런 표정으로 왼쪽 화면에 zoom 띄워놓고 집중도 못하고, 오른쪽 화면은 수강신청 사이트에서 오전 내내 매크로 방지 프로그램의 괴롭힘을 받던 일주일 전의 나.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한 자릿수 복부연계 분반 TO를 뚫고 먹은 강의를 버리는 누군가도 없으니, 그런 사람을 바라는 나도 없어야지.
오늘은 오늘 밤이 오늘의 나를 괴롭히기 전에 잠들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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