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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팀네이버 신입 공채

팀네이버에서 새로운 궤도를 그려갈 당신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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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치르는 네이버 신입 공채 코딩 테스트. 여러모로 운이 참 좋았다.

 

밤잠을 1시간 만에 깨고 더 이상 잠이 안 와서 밤을 지샜다. 6시에 울려대는 알람을 끄고 아침을 먹고 나서 6시 반에 누워버리고 말았다. 알람도 없이 눈을 뜬 뒤 시계를 보고는 정말이지 십년감수했다. 9시 반이었다. 30분은 필요한 세팅을 마치고 제 시간에 시험 환경에 입장하는 데 충분한 시간이었다.

 

간밤에 폰 배터리가 없는데 충전기마저 없어서 고민하다가 근처 CU에서 일회용 충전기를 5천원에 사서 충전을 했는데 60% 정도 충전됐다. (아이폰13 미니) 2시간 동안의 화면 송출을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다행히 캠 공유에 사용되는 모니토앱은 못 보던 사이 배터리 절약 모드라는 새로운 기능을 선보이고 있었다. 그렇게 시험이 끝났을 때 배터리를 30%나 남겨주었다.

 

와이파이가 불안정한 환경이라 불안했다. 시험 도중에 갑자기 뭐라고 alert 창이 뜨길래 "올게 왔구나" 하다가 "헐 저장 안 했는데 다시 짜야 하나" 식겁하던 1분이 지나고 다시 와이파이를 잡을 수 있었다. 내 코드는 다행히 입력이 있을 때마다 클라인지 서버인지 모를 어딘가에 상태 관리가 되어 있었고 풀이를 이어갈 수 있었다.

 

무엇보다 시험 도중에 화장실 이용이 금지되어 있는데, 다행히 화장실 이슈가 없었다!

 

 

말로만 전해 듣던 네이버 코테. 시간에 쫓겼다.

 

1, 2, 3번을 1분씩 훑어보고 윤곽이 가장 선명한 1번부터 풀었다. 우선순위 큐 기반의 풀이였다. 주석으로 풀이를 먼저 적어놓고 코드를 작성하던 도중에, '아차' 싶어서 필요한 자료구조를 하나 더 추가하고 세세한 로직을 수정하다 보니 주석이 무색해졌다. 정말 디지털 치매가 있어서 단기기억에 심각한 지장이라도 초래된 건지, 중간에 엉뚱한 변수를 넣은 코드를 발견도 못하고 System.out.println 찍어가며 디버깅하느라 20분은 더 태운 것 같다. 테케를 통과하는 코드를 제출하고 남은 시간은 1시간이었다.

 

2번은 5분 동안 골똘히 생각해 봐도 해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프 관점에서 생각해 봤는데 영양가가 1도 없었다. 3번 풀이에 들어갔고 이때는 주석으로 푸는 습관이 꽤 큰 도움이 되었다. 내가 써놓은 주석을 읽다 보니 머릿속에 3개의 구간으로 분할된 수직선이 떠올랐고 생각하기 편해졌다. 명백한 그리디 문제였고, 최적이 될 수 있는 케이스를 다 고려했다. 만약 히든 테케가 있어서 틀리는 풀이라면, 그건 실수가 아니라 실력 문제일 것이다. 테케를 통과하는 코드를 제출하고 남은 시간은 15분이었다.

 

다시 2번으로 돌아왔다. 이건 보내줘야 하나 못내 아쉬운 마음과 함께 5분 동안 골똘히 생각했다. 해법이 떠올랐고 그것은 투 포인터였다. 10분 안에 짤 수 있을까 의구심과 함께 바쁘게 코드를 작성했다. 시간은 주말 버프까지 받으며 폭주하듯 흘러가는데, 그에 반해 내 키보드 커서는 첫휴가 복귀하는 이등병의 발걸음마냥 느ㅡ릿했다. 결국 5초 남기고 미완성인 코드를 제출했다. 아, 5분만 더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곧바로 들었다.

 

 

불태우고 나니 머릿속이 하얗던 코테. 마지막이 될 수 있을까?

 

1번의 구현에 나름 섬세함이 필요했기에 체감 난이도는 골드4였다. 그런데 우선순위 큐가 아닌 셋이나 맵을 활용하면 훨씬 간단하게 구현할 수 있었다. 출제자가 의도한 정해가 그것이라면 난이도는 실버2인 듯하다.

 

2번은 투 포인터로 이어지기 위한 인사이트를 얻기까지 오래 걸렸던 탓일까, 체감 난이도는 골드3이었다. 그 원인에는 종이와 펜을 사용하지 않은 탓도 있었을 테다. 3번을 풀 때 나타나 줬던 그 수직선을 2번을 풀 때에도 그려 봤다면 좀 더 빨리 유레카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인사이트를 배제한 순수 구현 난이도는 실버2인 듯하다.

 

3번은 "내가 놓친 케이스가 있는지 더 점검해볼까?"와 "시간도 없는데 이쯤 하고 다른 문제로 넘어가자" 사이의 딜레마를 일으키는 그리디 알고리즘이라서 체감 난이도가 골드2였다. 비슷한 문제가 존재한다면 그 문제의 난이도 역시 골드2일 것이라고 본다.

 

커트라인이 어느 정도일 지 감도 안 잡히는 데에도 계속 따지게 되는 상황이 영 마뜩잖다.

 

 

아, 대기업 코테 치고는 쉽다더니. 그저 아쉽다.

 

작년에는 자기소개서의 빈칸 네 개를 보며, 딱히 적을 경험이 없어서 도망쳤다.

올해에는 자기소개서의 빈칸 세 개를 보며, 떳떳하게 자랑할 수 없는 경험이라 도망치려다가

"그거 때문에 지원 안 하는 거는 진짜 말리고 싶다"는 어느 형님의 만류에

감사히 용기를 얻어서 꾸역꾸역 1000자씩 채우고 지우고를 반복했다.

 

시원하게 오늘 세 문제 다 풀었다면

만약 불합격 메일을 받더라도

부족하게 적은 경험 때문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을 텐데.

 

코테도 지금처럼 꾸준히 풀고

자소서/면접/CS도 지금보다 다섯 배 열심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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