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게 보는 날. 지하철역 출구 바깥으로 올라오니 내가 탈 버스가 마침 지나간다. 부랴부랴 달려가서 올라타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나니, 버스 창문에 뭐가 붙어 있는데 그 모습이 낯익다. 약 70일 전에 처음 보고 마음에 들어서 사진으로 남겨놨던 그 글이다. 예전에 한 번 탔던 버스를 또 한 번 다시 타게 되는 일이 그렇게 놀라운 우연은 아니더라도, 다시 만나게 된 이 글이 정말 반가웠다. 그때는 급하게 찍느라 많이 흐릿하게 나와서 못내 아쉽기도 했는데, 그 아쉬움을 덜어낼 기회도 생겼다 ㅎㅎ

내가 지금 가진 것들, 그리고 지금까지 내 옆에 머무르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주는 글. 이 글을 읽고 버스에서 내려서 가게 문을 열고 각종 자료를 뽑고, 간단하게 정리를 하는 동안의 고요한 적막이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때아닌 대낮에 감성이 충만해져 사진 갤러리를 돌아보니 또 힘이 되는 글이 있다.

이 글도 버스에서 안성란 시인의 글을 처음 만났던 그 즈음에 저장한 것이다. 내 안에 있는 것을 내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부 다 말할 수는 없기에 이따금 느끼고, 그러고 나서 속에 묻어두었던 아쉬움과 슬픔에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는 말이다. 오늘 하루는 벌써 힘이 샘솟고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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