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531783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때 조금씩 시도한 아주 작은 일들이 삶을 바꿨다!단계적이고 체계적인 자기계발 방법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아주 작은 습관의 힘』. 고교 시절 촉망받

book.naver.com

 

# 3. 좋은 습관은 하기 쉽게 만들고, 나쁜 습관은 하기 어렵게 만들어라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머릿속으로 큰그림을 엄청 그리고 뿌듯함을 느꼈는데, 막상 보니 실제로 해낸 것은 없었던 경험이 있는가? 나는 있다. 심지어 그런 경험이 자주 있다. 나는 게으른 완벽주의 기질을 가지고 있고, 일의 시작이 거창하면서 동시에 무겁다. 하고자 하는 일의 청사진을 미리 그려놓는 것은 좋지만, 휘발성 높은 의욕을 불태우며 작업한 결과물이 청사진과 똑같이 나오는 일은 극히 드물다. 내 머리가 떠올린 것과 손이 만든 것의 괴리가 눈에 들어오면, 이미 타버린 의욕은 쉽게 보충되지 않는다. 기껏 그려 놓은 큰그림을 그대로 구현할 수 없는데, 계속 해 봐야 무슨 소용인가? 그렇게 포기하고픈 마음에 사로잡히고, 심하면 우울해지기까지 한다.

 

최선은 '선'(good)의 적이다.
- 볼테르 -

 

 

 이 책에서는 한 가지 실험을 소개한다. 어떤 대학의 영화사진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두 집단으로 분류되어, 사진을 찍어서 제출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한 집단은 100장의 사진을 제출하면 만점을 받는 '양적 집단', 다른 한 집단은 최고의 사진 1장만을 제출하여 평가받는 '질적 집단'이라고 하자. 놀랍게도 완성도가 높은 사진들은 양적 집단에서 나왔다고 한다. 왜 그런 결과가 나타났을까?

 

 양적 집단은 상대적으로 많은 횟수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사진의 품질을 향상시켰지만, 질적 집단은 높은 완성도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최선의 접근법에만 골몰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여기서 동작(motion)과 실행(action)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질적 집단이 최고의 사진을 제출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전략을 마련하며 필요한 이론을 배운 것은 동작(움직임)이지, 실행이 아니다. 실행은 결과물을 도출하는 것으로, 양적 집단이 제출할 사진들을 실제로 작업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 동작은 머리로만 하는 일, 실행은 직접 몸을 쓰고 몸으로 확인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밀도가 다른 경험이다. 그 밀도의 차이가 성과의 차이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동작이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왜 우리는 그렇게 행동할까?
실제로 계획이 필요하거나 더 많이 배워야 하기 때문에 동작이 필요할 때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실패할 위험 없이 그 과정을 겪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움직이기만' 한다.

 

 

 동작과 실행의 차이를 알게 되니, 내게 시작이 그토록 무거웠던 이유를 알겠다. 실행보다는 동작이 편했고, 그래서 동작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했기 때문이다. 작업물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에 관한 불확실성을 머릿속의 이상적인 청사진으로 대체하며, 실패의 두려움을 창작의 기대감으로 밀어낼 수 있었다. 기대감이 부풀어 오를수록 인내심은 터져 버리기 쉬운 듯하다. 풍선을 갖고 놀기 전에도 적당한 양의 바람만 불어넣는 게 좋지 않던가. 섣부르게 100(완벽)에 도달하려다가 무너져서 0(미완)에 머무를 바에는, 50이라도 완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 위 글은 책의 맥락에서 많이 벗어난 나의 동작이다. 편하고 싶어서 쓴 글인 셈이다.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좋은 습관을 계속 이행하고 싶다면, 그 습관의 시작을 최대한 쉽고 작게 만들라는 것이 저자의 조언이다. 어쩌면 작업 전에 큰그림을 얼마나 과도하게 그려놓든 간에, 그것은 그다지 중요치 않을지도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내가 동작하기 직전에 있든, 실행하기 직전에 있든, '그 다음에' 할 일을 최대한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다. 기대감과 난이도는 비례한다. 이 다음의 한 걸음에 너무 많은 것을 바랄 수록, 그 한 걸음을 내딛기가 어려워진다.

 

 저자는 조언한다. '피트니스 센터를 가서 2시간 운동하고 오기'를 습관으로 만들기 보다는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운동화 끈을 묶기'를 습관으로 만들라고. 전자에 비해 후자는 왠지 김 빠진 콜라 같은 밍밍함을 준다. 그러나 진정 유의미한 것은 '동작'의 도파민이 아니라, '실행'의 열매가 아닌가? 내일부터 아침 6시에 눈 비비고 일어나 세수를 하고 6시 10분에 운동화 끈을 묶으려고 한다. 그리고 5분 동안 달리자. 그 다음에 더 달릴지 말지는 그때 생각하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