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시집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중에서 필사해 본, 한 편의 시

찾아다니는 일. 숨바꼭질에는 암묵적이면서 불명확한 시간 제한이 있다. 게임이 끝나는 그 '언젠가'. 머릿속에서는 게임 승리의 제약 조건이지만, 마음 한 켠에서는 외로운 탐색 작업을 그리 오래 하지 않아도 된다는 약속처럼 다가온다. 

 

짧은 시간 동안 어느 한 기업의 교육 프로그램 합격을, 긴 시간 동안 어느 한 기업으로의 취업을 좇는 일. 물론 내 인생의 굵직한 목표, 커다란 변화의 계기가 될 일들. 하지만 그것들이 전부가 될 수 있을까? 마음 부스럭거리는 소리 크게 들리면 다시 이어가게 될 탐색 작업. '그래도 언젠가는 제 발로 나와주겠지' 하며 찾아다녀온 '너'가 누구였는지도 잊어버리게 될, 먼 훗날에도 이따금씩 큰 소리를 내며 부스럭거릴 마음.

 

유년 시절의 놀이가 성년이 되어 할 일의 연습이라면, 가까운 옛날에 즐겨 하던 숨바꼭질은, 거의 모든 일들의 연습인 것 같다. 연습을 조금 더 열심히 했더라면 지금 더 쉽게 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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