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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가 두려운 것은 단순히 그 결과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운이 안 따라줘서 잘못되면 어떡하지? 애초에 내가 목표에 도달할 능력이나 자격이 없는 거라면 최선을 다해도 마냥 헛수고 아냐? 이것보다는 차라리 저게 더 낫지 않을까? 아직은 시작할 타이밍이 아니지 않을까? 일단 생각하는 시간을 조금만 더 가져 보자." 그런데 생애 가장 파격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요즘, 생각이 바뀌었다. 변화 결과의 불확실함을 머리로 떠올리기 이전에, 변화 과정의 고통을 피부로 먼저 느끼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다. 그 고통은 바로 외로움에서 비롯한다.
 
어떤 변화는 생각 이상으로 지지부진하다. 나름의 낭만을 꿈꾸고 급격한 전개를 점치며 시작한 것이라면, 현실로 마주하는 변화 과정은 정체 상태나 다름 없는 것으로 다가온다. 아직 출발점이 가까이 있다면 차라리 다행이다.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은 '원래의 나'와 잘 맞고 서로 좋아하는 사이일 테니, 적어도 외롭지는 않다. 반면 출발점으로부터 이미 멀리 와 버렸는데 아직 변화의 종착점에 도달하지 못했다면 어떨까? 우선, 걱정 어린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서 마치 자신이 이방인이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나도 여전히 그들과 비슷하고 어울리는 사람인데, 단지 조금 튀는 행동을 하고 있을 뿐인 건데." 분명히 성장을 위한 습관을 지속하고 있고,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 자신을 나날이 확인하지만, 기대했던 성과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즉, 외로움이 따르는 데 그걸 잊을 만큼의 보상은 없다. 상쇄되지 않는 고통을 참는다. 해야 할 일에 몰두하며 고통을 잊는다.
 
나는 선택했고 지속하고 있다. 자기 자신의 긍정적인 변화, 즉 성장하는 길을. 원래부터 꿈꾸던 길이다. 다만 최근에 이르러서야 시작했을 뿐이다. "원래의 나는 이러니까, 계속 똑같이 행동할래."라고 둘러대는 내 모습을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것이 계기다. 분명히 어제의 나보다는 나아진 오늘의 나다. 단점을 고쳤고 장점을 살려가고 있다. 하지만 바로 지금 이 시점의 상태는 정말이지, 죽도 밥도 아니다. 미숙함에서 오는 애매함이,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외로움을 한층 더 견디기 싫은 것으로 만든다. 정말이지 다 부질없어 보이고, 다 때려치고 싶다. 하지만 외로움을 핑계로 예전 상태로 돌아간다는 건 끔찍하기에, 그만둘 수 없다.
 
예전에 이 글을 쓰며 나비의 성장을 '아기 - 성장기 - 어른'의 3단계로 나눈 적이 있다. 과학적으로는 '애벌레(유충) - 번데기 - 나비(성충)'의 3단계로 나뉜다. 번데기 상태에서 나비가 겨울잠 비슷한 걸 자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때 가장 바쁘게 온몸을 변화시키더라. 애벌레였던 자신의 몸을 분해해서 액체 상태가 되고, 다시 우리가 아는 나비의 몸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겪고 있더라. 번데기를 열어서 그 모습을 보게 된다면, 나비가 가진 미적 인상과는 다른 모습에 보기 숭할 것이다. 그 기간의 '애벌레도 나비도 아닌 상태'를 과거와 미래를 잇는 현재의 '과도기적 상태에서 가장 활발하게 성장하는 순간'이라고 이해하면, 그제서야 비로소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다.
 
 

2050년의 세상에 발맞추어 가려고 한다면, 단순히 새로운 아이디어나 제품을 발명하는 것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계속해서 자신을 재창조해야 할 것입니다.

- 유발 하라리, <21세기를 위한 21가지 교훈>

In order to keep up with the world of 2050, you will need not merely to invent new ideas and products but above all to reinvent yourself again and again.

- Yuval Noah Harari, <21 Lessons for the 21st Century>

 
 
잠시 멈춰갈 땐 멈추더라도 계속해서 자기 자신을 재창조하기. 자신을 고정 프레임이 아닌 성장 프레임에 견주어 바라보는 것이 유효한 생존 전략 중 하나인 시대. 남들이 뭐라 해도 자기 자신만큼은 '번데기 속 점액질' 같은 자신을 "나답다"라고 바라봐 주는 것. 순간의 행복과 경이를 발견하기 위해 꼭 필요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자신에게 친절한 태도를 잃지 않는다면, 지속가능한 성장의 길을 지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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