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선택에는 기회비용이 따른다.” 처음 경제학을 접한 어떤 중학생은 이 문장의 울림을 간직하려고 노트에 기록했다. ‘존 스튜어트 밀’ 어떤 고등학생은 기회비용이라는 놀라운 개념을 처음 제안한 학자의 이름을 기억하고 싶었다. 그리고 어떤 대학생은 그 문장이, 그 학자가 괜히 밉다. 그 때문에 더 합리적인 선택이 가능해졌을런지는 몰라도, 선택이 더 어려워졌다는 것은 확실하니까.
이 노래는 다소 투박한 구석이 있지만, 그 때문인지 가장 큰 공감과 위로를 준다. 나랑 같은 종류의 곤란을 다룬 노래이기 이전에, 그 곤란이 나랑 같은 생각에서 기인한 것이라 신기하기도 하다.
https://youtu.be/vZapfqjd8aM
하루에도 몇 번 몇십번 몇백 번씩
나를 괴롭히는 변수의 방정식
앞으로는 또 어떤 결정을 내리고
미래의 내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게 될지
그동안 ‘하루가 셀 수 없이 많은 변수로 가득한 방정식이다’라는 생각을 몇 번이나 해왔는지. 버리고 싶지만 버릴 수 없는 생각이다. 적응해야 하지만 그것이 좀처럼 잘 되지 않는 세상이다.
고민이 많은 깊은 밤에도
떨어지는 별을 주워 웃어도
내 머릿속의 얼음들을
해에 걸어 꼭 보내기로 약속해요
선택의 무게에 답답한 마음에 위로가 되는 노랫말이다.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까?”의 고민은 흔적을 남기지만, “어떻게 해야 잘 한 선택일까?”의 고민은 흔적 없이 사라진다. 티 내고 싶지만 티 낼 수 없어서,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선택을 내던지면, 그걸 받은 상대방은 알지 못한다. 그 점이 항상 야속하다.
내심 기대해 본다. 내가 바라던 별을 포기하며 웃더라도, 상대방은 ‘차가운 이성’의 고민들을, 따뜻함에 녹아들면 결국 눈물처럼 흘러내릴 아픔들을, 알아 주기를. 꼭 그러자 약속할 수는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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